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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히칸과 현대 민족 갈등 (정체성, 자치, 침탈)

by everyday221 2025. 9.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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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2년 영화 라스트 모히칸(The Last of the Mohicans) 은 1757년 프렌치-인디언 전쟁이라는 역사적 배경을 바탕으로, 북미 원주민 부족인 모히칸 족의 마지막 생존과 몰락을 다룬 서사극입니다. 이 영화는 단순한 로맨스나 전쟁 드라마를 넘어, ‘민족의 정체성’, ‘자치권’, ‘강제 침탈’이라는 주제를 통해 시대를 초월한 민족 문제를 조명합니다. 오늘날까지도 세계 곳곳에서는 국가와 다수 민족의 이름으로 소수민족의 권리가 침해되는 갈등이 지속되고 있습니다. 본 글에서는 모히칸 족이 처했던 역사적 상황을 살펴보고, 이를 바탕으로 현대 사회에서 여전히 반복되는 민족 정체성과 자치권, 그리고 문화 침탈 문제를 비교·분석해보겠습니다.

 

라스트 모히칸

모히칸 족의 정체성과 소멸 위기

모히칸 족은 북미 동부에 거주하던 알곤퀸계 원주민 부족으로, 17세기 유럽 열강의 식민지 확장과 함께 서서히 땅을 빼앗기고, 전염병과 전쟁, 문화 동화 정책 속에서 공동체가 해체되어 갔습니다. 영화에서는 마지막 생존자들이 자신들의 전통을 지키려 노력하지만, 유럽 열강 간 전쟁에 휘말리며 점차 소멸의 길로 향합니다. 이 과정은 단순한 패배나 흡수가 아닌, '정체성의 박탈'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큽니다. 언어, 신앙, 삶의 방식, 공동체 구조 등 모든 것이 하나의 ‘문명’이라는 이름 아래 지워졌기 때문입니다. 특히 모히칸 족처럼 자연과 공존하며 살아온 부족들은 도시화와 군사화된 사회 속에서 ‘야만’으로 간주되며 배제되었습니다. 이러한 시각은 과거만의 일이 아니라, 지금도 일부 사회에서 소수 민족의 문화나 생활방식을 낮게 평가하는 배경이 되곤 합니다.

자치권 상실과 강제 동화의 문제

18세기 북미 대륙은 유럽 열강의 각축장이었습니다. 프랑스와 영국은 원주민 부족들과 동맹을 맺고 이들을 전략적으로 이용했지만, 실질적인 주권이나 자치권을 인정하지는 않았습니다. 영화에서도 모히칸 족은 프랑스군과 영국군 사이에 끼어 고립되고, 내부 부족 간의 갈등마저 격화됩니다. 이처럼 소수 민족은 '민족적 자결권' 없이 외세의 정치 도구로 전락하곤 했습니다. 현대 사회에서도 유사한 문제는 지속됩니다. 티베트, 위구르, 쿠르드, 팔레스타인 등 여러 지역에서 자치권을 요구하는 민족들은 국가 단위의 통합 논리 아래 억압되며, 문화 교육, 언어 사용, 종교 활동 등 기본 권리조차 제한받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는 모히칸 족이 겪은 자치 상실과 본질적으로 같은 문제로, 국가 단위의 권력 집중이 소수의 존재와 권리를 부정하는 방식으로 이어지는 구조적 갈등입니다.

문화 침탈과 현대 사회의 반복

라스트 모히칸에서 가장 인상적인 장면 중 하나는 전통 의상과 무기로 전투에 나서는 원주민들의 모습입니다. 이는 단순한 연출이 아니라, 정체성을 지키려는 최후의 저항으로 해석됩니다. 그러나 이런 문화적 요소들은 이후 식민 지배 체제 속에서 억압되고, 오히려 지배자들에 의해 왜곡되어 소비되기도 했습니다. 오늘날 많은 원주민 문화가 ‘전통’이라는 이름 아래 박물관에만 남아 있거나, 상업적 관광 콘텐츠로 활용되며 본래의 의미를 잃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는 현대판 ‘문화 침탈’입니다. 유사한 사례로 한국의 제주 강정마을, 호주의 애버리진, 아마존 부족 등이 자신들의 성지를 보호하려다 국가 프로젝트나 기업 개발에 밀려난 일이 있으며, 이는 단순한 환경 문제가 아니라 민족과 문화의 생존권이 걸린 문제입니다. 영화 속 모히칸 족의 마지막 외침은 지금도 세계 곳곳에서 이어지고 있습니다.

라스트 모히칸은 18세기 북미 식민지 전쟁 속에서 사라져간 한 부족의 이야기를 통해, 민족의 정체성과 자치, 문화 보존의 중요성을 일깨워줍니다. 이는 과거의 일이 아닌 현재에도 진행 중인 이슈입니다. 세계 곳곳의 소수민족은 여전히 정치적 통제와 문화 침탈 속에서 고유의 삶을 지키기 위해 싸우고 있습니다. 우리는 영화나 역사 속 이야기에서 멈추는 것이 아니라, 현실의 문제로 받아들이고 이에 대한 관심과 존중을 가져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소수의 목소리일지라도, 그것은 한 시대의 생존 기록이며, 공동체 전체가 잊지 말아야 할 가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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